권선혜 기자 | 10.12.27 | Hit 819

[마중물] 존재의 이유

존재의 이유

내 의지대로 입을 벌려 말할 수도 없지만,
내가 헤벌쭉 입을 벌리고 있으면
이젠 내 삶이 끝났다는 표시니
살아 있는 한 나는 언제나 입을
꽉 다물고 과묵하게 살아야 합니다.
빈틈없이 다물고 있는 입이야말로
내가 살아 있는 증거랍니다.
어느 따스한 겨울날 아침,
주인집 아주머니가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
콧노래를 부르며 청소를 합니다.
이 모습을 본 빨랫줄이 한숨을 쉬듯 한마디 합니다.
"오늘은 아무래도 더러운 걸레를
걸치고 있어야 하나 보다."
"너는 그냥 네 몸에 걸치고 있으면 되지만
나는 저 더러운 걸 입에 물고 있어야 해."
마음으로는 뱉어버리고 싶어도 재갈 물린 것처럼
꿈쩍도 안 하는 내 입술이 원망스러웠습니다.
나는 너무 화가 나서 걸레에게 화풀이를 했습니다.
"야, 더러운 걸레!
넌 나하고 빨랫줄한테 미안하지도 않니?"
"미안해. 그래도 그게 내 일인걸."
걸레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잖아.
하필이면 그 많은 천쪼가리 중에서
내가 걸레가 되었는지 항변도 했지만
이젠 그런 항변 따위는 하지 않아.
세상에 중요한 일들이 많지만
뭔가를 깨끗하게 한다는 일 또한
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
오히려 내가 걸레인 것을 감사하게 되었어.
존재의 이유를 알게 된 것이지.
단 하루를 사는 하루살이에게도
존재의 이유가 있듯이 말이야."
"존재의 이유?"
"그래,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
다 그 이유가 있기 때문이래."
더럽다고 우습게 여기던 걸레가
내가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것을
생각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.
나는 그저 부러워하며 한탄하고,
비교하며 우쭐해할 뿐이었는데
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
나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.
그날 밤, 한숨도 못 자고
내 삶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.
앙다물고 있는 내 입술, 걸레도
마다하지 않고 물어야만 하는
내 입술이 그토록 미워 보였는데
조금씩 예쁜 구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.

『희망 우체통』
(김민수 저 | 도솔)

출처 : 마중물(www.mjm.co.kr)
사진작품 : 김호순 작가 / 글 : 도솔 제공

권선혜 book@jtn.co.kr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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